체질에 관한 정리는 다른 글에서 모두 마쳤으니, 이 글에서는 평소 체질에 대해 자주 받는 질문에 대한 저의 생각을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2023.04.02 - [기타 한방 이야기] - 사상체질 정리(사상체질이란?/현대적체질해석/체질별 외형/성격/약점)
Q : 체질이 변할 수 있나요?
이에 관해서는 선천적으로 타고난 체질은 변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으나, 저는 체질이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체질은 타고난 것을 판별하는 것이 아니라, 그사람의 현재 상태를 다양한 관점에서 파악하고 분류하여 향후 치료의 적합성과 안전성을 높이는 하나의 '도구'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체질이 변하는 이유는 다양하고,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이유로 체질이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1) 질병 또는 수술의 이유 : 예를들어 갑상선의 기능이 저하되거나, 갑상선을 절제했다면 대사능력이 떨어지고 쉽게 몸에 붓기가 쌓이게 됩니다. 또한 갑상선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사람들에 비해 쉽게 피로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이전 체질과는 상관 없이 갑상선 기능저하가 오래되거나 갑상선 절제술을 받았다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습담이 쉽게 생기고, 살이 잘 찔 수 있습니다. 살이 찌고 쉽게 피로감을 느끼는 사람은 대체적으로 눕기를 좋아하고 원만한 성격의 사람이 많으므로,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된 이후 체질을 판별한다면 '태음인'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모든 갑상선 기능 저하환자 / 갑상선 절제술 시행환자가 '태음인'이라는 뜻이 아니며, 하나의 예시일 뿐입니다.*
2) 식습관 변화의 이유 : 예를들어 어떤 사람이 모종의 이유로 자연식(생식)/채식(비건식)을 진행하기 시작했다면, 자연스레 식습관의 변화로 인해 체중이 감소하고 성격이 날카로워질 수 있습니다. 또는 다이어트 등의 이유로 인해 '저탄고지' 등의 식단을 지속하여 탄수화물의 부족한 섭취가 반복되면 성격이 날카로워집니다. 더불어 대부분의 생식을 차지하는 날채소는 찬 성질을 띄는 음식이고, 소화가 비교적 어렵기 때문에 소화기가 쉽게 허냉해져 소화력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 인체는 신체를 구성하는 성분, 신체를 움직이는 에너지를 모두 음식으로부터 얻으므로, 식습관을 크게 변화시키고 오래 유지한다면 충분히 체질이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슷한 이유로 기름진 음식이나 육식의 비율이 높은 서구권에서 오래 생활하는 경우에도 체질이 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3) 생활 환경 변화의 이유 : 앞서 짧게 언급한 '서구권으로 이주하여 식습관이 달라지면 체질이 변할 수 있다.'와 유사한 이야기입니다. 열대지방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더위에 강하고, 추위에 약합니다. 1년 내내 온난한 기후의 국가들은 영상 5도에서도 기후변화로 인한 역대급 추위로 인해 동사자가 속출한다는 뉴스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람은 환경에 적응하는 동물입니다. 사계절이 뚜렷한 한국에서 살던 사람이라도 오랜 기간 열대지방 혹은 한대지방에서 거주하게 된다면 자연스레 추위/더위를 타는 정도가 달라지게 되고, 식습관이 변하고, 체온을 유지하는데 사용되는 에너지의 양이 달라지게 됩니다. 이러한 신체의 적응, 변화로 인해 체질이 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어릴때의 체질은 아이의 성장열과 같은 다양한 요인으로 가려져 있어 쉽게 판별하기 어려움으로, 실질적인 자신의 정확한 체질을 알기 위해서는 50대 정도의 나이에 전문가를 찾아 체질을 판별받는 것이 좋습니다.
Q : 체질은 유전인가요?
저는 체질에 유전력이 강하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혈액형처럼 '유전형이 BO인 남자와 여자가 만나면 표현형이 B형, O형인 자녀만 나온다.' 와는 그 결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출생 후 부모에게서 후천적으로 받는 영향 또한 아이의 체질에 크게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골격, 얼굴형 등의 외형적인 부분은 유전의 영향을 받는것이 비교적 쉽고 명확합니다. 이는 따로 길게 다루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소화력의 경우도 부모의 장내 미생물균총이 출산시에 자식에게 전달되며 자식이 유사한 미생물균총을 갖게되는 경우가 매우 많기 때문에, 부모로부터 영향을 받는 '유전'의 범주에 광의적으로는 속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후 섭취하는 음식에 의해 미생물균총이 변화할 수 있으며, 이는 소화력이 완전히 '유전'의 영향만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영유아기 및 청소년기에 섭취하는 음식 또한 함께 밥을 먹는 부모의 식습관에 영향을 강하게 받으므로, 소화력이 좋은 부모의 아이는 소화력이 좋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식성을 닮는 것과 유사한 이치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소화력이나 식습관과 유사한 것이 성격입니다. 활발하고 자상한 부모님 아래에서는 으레 자식도 비슷한 성격을 띌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보고 배운 인간관계를 맺는 법, 사람을 대하는 법,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자연스레 아이도 습득하여 따라할 가능성이 당연하게도 매우 높습니다. 성격은 곧 행동으로 드러나고, 행동은 곧 신체로 드러납니다. 모든 것은 인과관계로 연결되어 있는 셈입니다. 성격, 행동, 신체가 합쳐져 체질을 결정하므로, 체질에는 부모님의 영향이 매우 강하다는 점에서 '유전된다'라고 뭉뚱그려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글을 쓰다보니 결국 부모님은 자식의 인생 전반에 걸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다시한번 생각해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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