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약재명, 학명, 기원
녹용(鹿茸) Cervi Parvum Cornu : 사슴과(Cervidae)의 매화록(梅花鹿), 마록(馬鹿), 대록(大鹿)의 수사슴의 털이 밀생되고(빽빽하게 나고) 아직 골질화 되지 않았거나 약간 골질화된 어린 뿔을 자른 다음 말린 것. 풀(초록)이 무럭무럭 자라나는 것과 같이 자란다고 하여 '녹용'이라고 이름붙었습니다.
녹각 (鹿角) Cervi Cornu : 사슴과(Cervidae)의 매화록(梅花鹿), 마록(馬鹿), 대록(大鹿)의 골질화된 뿔
녹각교(鹿角膠) Cervi Cornus Colla : 녹각을 절단하여 물로 끓여 농축하여 만든 아교질 덩어리
녹각상 Cervi Cornus Degelatinatum : 녹각을 전오하여(물로 끓여) 교질을 분리한 후(이것이 녹각교 입니다) 남은 찌꺼기의 골질을 건조한 것
따라서 녹용과 녹각의 차이는 결국 골질화가 이루어진 정도에 따라 달라지며, 곧 '언제 채취하는가' 가 녹용과 녹각의 차이를 결정짓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녹용의 기원은 사슴의 뿔입니다. 사슴의 종류는 다양하며, 서식지와 그 품종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매화록은 타이완꽃사슴을 이야기하며, 마록은 중국산, 순록은 러시아산, 적록은 뉴질랜드산, 대록은 아메리카엘크(wapiti)를 이야기합니다.
러시아산의 녹용을 가장 양품으로 치고, 이후 뉴질랜드산을 그 다음 양품으로 취급합니다. 이는 사슴이 자라는 환경의 차이 때문입니다. 추운 지방에서 자랄수록 뿔의 성장에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러시아의 녹용은 가장 질이 치밀하고, 털이 부드럽고, 고가의 녹용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습니다.
뉴질랜드산의 녹용은 연중 항상 추운 기후가 아니므로, 러시아산의 녹용에 비하여 질이 덜 치밀하지만, 중국산 혹은 국산에 비해 그 질이 치밀하고 효과가 좋아 고품질의 녹용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습니다.
중국산 녹용인 마록은 몽골, 길림성, 신강성 등에서 서식하는 사슴의 뿔인데 그 질이 거칠고 무르며, 털이 빽빽하지 않아 가장 낮은 등급의 녹용으로 취급됩니다.
녹용은 뿔의 어느 부분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가격과 성분, 효과의 차이가 크게 나타납니다.
녹용의 가장 윗부분, 즉 생장점을 녹용의 '팁' 혹은 '분골'이라고 부르며, 매우 고가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분골의 아래를 차례대로 상대, 중대, 하대 라고 표현합니다. 성분의 분포 또한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데, 팁에서 하대로 갈수록 미네랄과 무기질의 성분이 주를 이루고, 상부로 갈수록 녹용의 약리활성성분이 많이 분포하고 있습니다.
간혹 최근 '녹용의 모든 부위를 담았다' 혹은 '녹용을 통째로 담았다' 등의 멘트를 이용하여 마케팅을 하는 업체들이 다수 있습니다만, 이는 '가격에 타협하기 위해 중대와 하대를 섞었다' 는 이야기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물론 판단은 고객들의 몫입니다만, 큰 돈을 들여 녹용을 복용할 때, 무기질과 미네랄을 기대하고 복용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약리활성성분, 지표성분
녹용은 여러 가지 유리 아미노산과 다당류, 글리코사미노글리칸(GAGs), 히알루론산(hyaluronic acid), 케라틴(keratin), 시알산(sialic acid), 콜레스테롤(cholesterol), 지방산, 인지질, 무기질 성분 등을 함유합니다. 녹용의 부위별 유효 성분의 분포를 살펴보면, 화학 성분의 지표인 콜라겐, 회분, 칼슘을 비롯한 무기질 성분은 녹용의 하대 부위로 내려갈수록 그 함량이 높아지고, 상대 부위로 올라갈수록 단백질, 지방, 글리코사미노글리칸, 시알산, 우론산(uronic acid) 등의 활성성분 함량은 증가합니다.
효과 및 효능
녹용의 효과는 너무 많아 일단 모두 나열한 후, 맨 아래 짧게 가독성을 높여 요약해놓겠습니다.
1. 녹용은 강장작용을 하고, 유기체의 작업 능력을 높입니다. 피로를 경감시키고, 수면을 개선시키고, 식욕이 증진됩니다.
영양불량 및 단백질의 대사 장애를 개선하며 양허 상태에서 에너지 대사가 저하되어 생기는 병리변화를 개선합니다.
마우스의 고온, 저온의 인내력을 증강시키고, 유기체의 냉열자극에 대한 적응성을 높이고, 면역기능을 높입니다.
또한 적혈구, 혈색소와 망상적혈구의 신생량을 증가시키고, 백혈구 수를 증가시킵니다.
2. 흰쥐로 실험했을 때, 관상동맥 유량을 증가시키고 심장수축의 폭을 높이며 심장 박동을 느리게 하고 강심작용을 합니다. 산소결핍 인내력을 높이고, 급성 실혈성의 저혈압 회복을 가속화합니다.
3. 호르몬을 기르는 작용을 합니다. 새끼동물의 체중 증가와 자궁 발육을 촉진하고, 또한 골절이나 상처의 유합을 가속화합니다.
4. 녹용은 기본적으로 무독합니다. 40g/kg을 위에 투여한 결과, 사망하는 경우가 나타나지 않았고, 급성LD50값을 측정하지 못했습니다.
요약해보자면, 녹용의 효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성인 및 노인에게 - 강장작용, 피로회복, 수면의 질 개선, 식욕증진, 신체대사력 증강, 면역력 증강, 영양상태 개선, 온도민감성 약화, 심장기능 증강
허약자 및 아이에게 - 발육 촉진, 영양상태 개선, 성장 촉진, 면역 증가
부작용
과량을 투여했을 시에 실험적으로 밝혀진 부작용은 위장장애, 피부가 붉어지는 증상, 피부가 가려운 증상, 월경주기의 연장, 열이 나는 듯한 느낌 등의 증상을 확인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효과에서 서술한 바와 같이, 녹용은 기본적으로 무독하여 아무리 다량 투여해도 급성의 치사량 값을 측정하지 못했으며, 사망하는 경우가 없었습니다.
녹용은 좋은 약재이지만, 가벼운 부작용을 느끼는 분들이 분명히 계십니다. 저 또한 녹용을 사용하며 이러한 부작용을 경험하신 분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따라서 전문가(한의사, 한약사)와의 상담 후에 불편함 없이 복용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가끔 녹용을 드신 후, 동일한 양의 음식을 섭취해도 살이 찐다고 이야기 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는 녹용이 소화기의 기능을 높여 같은 양의 음식을 먹어도 흡수의 효율을 높이기 때문입니다.
가령 평소 100의 음식물을 섭취하시던 분이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평소에는 소화기능이 약하고, 위장의 기능이 저하되어 있어 30만큼을 소화시키고 에너지로 사용한 후, 70만큼의 에너지는 얻지 못하고 배출하던 상태인 셈입니다.
이러한 분이 녹용을 드신 후 소화기능이 증강되어 70의 음식물을 소화시키고 에너지로 사용하게 된다면, 이는 허약하고 무력하던 소화기능을 개선한 셈이므로 허약자에게 지은 보약이 잘 맞은 것 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체중 증가를 염려하는 분들에게는 평소에 비해 소화기의 기능이 좋아져 에너지의 흡수율이 증가한 결과임을 말씀드리고, 평소 드시던 식사량보다 조금 줄여 섭취하셔도 괜찮다고 이야기 드리고 있습니다.
사용처방
녹용은 단독으로 복용하기에는 그 맛이나 향이 불쾌할 수 있어, 다양한 한약재들과 배합하거나 그사람의 증상에 맞는 보약에 함께 넣어 드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로 쌍화탕, 십전대보탕 등의 기혈을 보하고 부작용이 적은 처방에 투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방의 구성에 녹용이 이미 들어가 있는 처방들의 경우, 공진단, 녹용대보탕 등이 있습니다.
한줄평
녹용은 부작용이 적고 효과가 빠른 최고의 보정강장약으로, 가히 자연의 선물이라 칭할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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